오늘의 사물

오늘의 사물 : 지우개

우지랄소 2023. 9. 1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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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프로필

고무의 뛰어난 점을 활용해서 만들어져 일으며, 주로 흑연의 연필이나 샤프심을 지우는 역할을 한다. 

나는 주로 연필을 사용한다. 

샤프심은 너무 날카로워서 싫고 볼펜은 내가 흘려놓은 흔적을 지울 수 없어서 싫다

그래서 나는 주로 연필을 사용한다. 

공부할때나, 필기할 때나 시험 볼 때도 연필을 사용한다. 소리도 너무 좋다 샤악샤악, 쓱쓱 내가 힘주는 것에 따라서 

소리도 달리지기도 한다. 

나는 항상 연필의 친구인 지우개를 같이 다니게 한다. 

 

지우개는 연필이 남겨놓은 흔적을 말끔하게 지워주는 역할을 한다. 

마치 악어가 이빨에 낀 이물질을 깔끔하게 먹어주는 악어새 역할을 하는 것처럼 지우개도 지우개 나름대로 쓰임에 

활용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지우개도 지울수 없는 것이 있다. 

내가 감정을 실어서 적은 나의 미세한 힘은 지울 수가 없다. 

나의 감정까지 지우는 엄청난 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아직 그 정도까지는 없다. 

나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들어나게 된다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다. 

 

과거 드라마나 영화를 보게되면 탐정이나 범인을 지목할 수 있는 주요 단서들은 꼭! 찢어져 있거나 누군가가 뜯어갔다. 

그럴 때마다 활용되는 것은 프로타주 기법이다. 

프로타주 기법이란??
예술가들이 연필이나 아니면 다른 드로잉 도구를 가지고 동전 같은 질감 있는 표면 위에 깨끗한 종이를 올리고 탁본을 뜨는 것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이뻐 보이기도 예술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프로타주 기법으로 어떤 글을 적었는지 단서를 찾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당장 내가 작성한 노트만 보더라도 내가 전날에 어떤글을 작성했는지 프로타주 기법으로  다 알 수 있다. 

 

지우개가 이 감정까지 지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더라면 범죄는 더 완벽해졌을 것이고 일반인들에겐

나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지우개와 연필은 흑백 논리처럼 딱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쓰여지는 방식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사용된다. 

 

 

나는 지우개로 지우는 용도로만 활용하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항상 똥을 만들곤 했다. 

내 엄지와 검지의 힘으로 만드는 지우개똥은 지우개를 활용해서 나의 노력과 시간을 보여줄수 있는 유일한 놀이였다. 

학창 시절 나는 지우개가 상당히 많았고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우개 똥이 엄청나게 컸기 때문이다. 

이 지우개 똥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 

지우개처럼 쓸 수도 있었고, 주변 떨어지지 않는 지우개 흔적들을 지울 수도 있었다. 

 

그렇다. 지우개 똥은 보잘것 없고 인간의 놀이로 탄생된 희생양이지만 나의 노트를 깨끗하게 하거나 본인의 일부를

다시 거둬들여 청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찮고 보잘것없는것들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었다. 

 

나 또한, 이 지구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나 나름대로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지우개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쓰여지고 버려지고 그런 경험들이 모여 지우개 똥이 됐을 때 

다시 한번 나의 역할을 만들어내고 쓰여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지우개는 당연히 사람이 아니고 생명체가 아니지만 사람처럼 생각이 있었다면

본인을 희생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것이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할 것 같다. 

우리도 사소한 역할을 부여받아 임무를 수행하더라도 노력과 시간이 들여진다. 

그래도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고 나아간다면

더 멋진 지우개가 될것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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